겨울왕국 어드벤처의 배경날짜 추측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는 아렌델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엘사 안나의 가족전통을 찾는도중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다룬 단편 영화이다. 영화속 대사나 노래를 들어보면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시간대도 그 즈음이라고 추측해볼수 있다.

이미 겨울왕국 시리즈의 여러가지 사건들이 (겨울왕국 1편, 열기) 일어난 날짜는 약간의 오차가 있을지라도 분석을 통해 정확한 날짜가 알려져 있는 편이다. 그렇다면 비슷한 방식으로 겨울왕국 어드벤처 속 사건이 벌어지는 정확한 날짜도 한번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겨울왕국 어드벤처 속 사건이 발생한 날짜를 알아보기로 하자.

1. 12월 13일 : 성녀 루치아 축일

우선, 명시적으로 날짜를 특정지을 수 있는 건 12월 13일이다. 올벤처를 보면 중간에 위 그림과 같은 하얀색 옷을 입은 여자들이 촛불을 머리에 쓰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의 모티브는 성녀 루치아 축일 이라는 기념일이다. 간략히 말하면, 4세기경 로마시대에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떤 루치아라는 여성의 순교를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스칸디나비아 전반에서 열리는 행사이고 매년 12월 13일에 열린다.

실제 행사 모습은 위와 같다.

만약, 이 장면을 참고로 한다면 올벤처 날짜는 12월 13일이 될 것이다.

2. 11월말 ~ 12월 : 하누카

두 번째로 가능한 후보는 하누카 (Hanukkah) 라는 날이다.

올벤처에 보면 중간에 촛불 9개가 달린 촛대와 네모난 팽이를 돌리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촛대는 메노라(Menorah), 팽이는 드레이들(Dreidel) 이라고 불리는 물건인데, 유대교의 명절 중 하나인 하누카 라는 날에 사용하는 물건들이다. 하누카는 8일동안 지속되는 축제이고, 8일 동안 저 촛대의 불을 순차적으로 1개씩 밝히기 시작한다.

하누카의 정확한 날짜는 히브리력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쓰는 그레고리력으로 정확한 날짜가 고정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사이에 열린다. 2021년의 경우, 11월 28일에 열리게 된다.

만약 이 장면을 배경으로 할 경우 올벤처의 날짜는 하누카가 열리는 날이 될 것이다.

3. 12월 25일 :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가능한 날짜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이다.

이건 딱히 설명히 필요없겠지만, 영화중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여러가지 대사들로 보았을 때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이다.

4. 12월 21일 : 동지

마지막으로 가능한 후보는 12월 21일, 동지이다. 사실 동지의 정확한 날짜는 매년 달라지긴 하지만, 어쨌든 동지에 열리는 축제라는 거다.

올벤처를 보면 율(Yule) 관련 내용이 많이 나온다. 우선 작품 초반에 나오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율 벨 (Yule bell)이 등장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면 율 염소 (Yule Goat)가 등장한다. 또한 디즈니에서 매번 이 시기쯤에 공개하는 율 로그 (Yule log) 영상도 있다.

이 율 또는 율타이드 (Yuletide) 이라는 축제는 오래전에 중앙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서 동지에 시작해 다음해 1월 1일까지, 약 12일간 열리는 축제였다. 그리고 이 축제가 발전하여 현재의 크리스마스가 된 것이다.

만약, 이 율 이라는 축제를 모티브로 여긴다면, 아렌델의 축제날은 율의 시작인 동지날 (12월 21일 쯤)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그 중에 어떤건데?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올벤처의 배경날짜 후보군은 다음 4개이다.

1. 12월 13일 (성녀 루치아 축일)
2. 11월말 ~ 12월 (하누카)
3. 12월 25일 (크리스마스)
4. 12월 21일 (동지)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이 많이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기 힘들지만,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따져보면 동지가 가장 알맞은 후보로 보인다.

그러면 그에 맞는 이유를 알아보기로 하자.

성녀 루치아 축일, 율리우스력

우선, 12월 13일, 성녀 루치아 축일을 고려해보자. 이 날은 12월 13일이긴 하지만 원래는 동지날에 열리는 축제였다.

응? 왜 12월 13일이 동지일까? 답은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의 차이이다.

예전 14세기 전까지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율리우스력을 사용 했는데, 율리우스력으로 따지면 12월 13일이 바로 동지였다. 그리고 바로 이 날 루치아 축일 행사가 열렸었다 이 후 율법 시스템이 그레고리력으로 바뀌면서 동지는 12월 21로 바뀌었다. 하지만 12월 13일에 이 날을 기리던 풍습은 그대로 남아 지금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즉, 성녀 루치아 축일은 원래 동지에 열리는 축제였다는것이므로 이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을 동지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누카, 동지 축제

다음으로 하누카를 알아보자. 루치아 축일과 마찬가지로, 하누카도 역시 동지에 기원한 날이다. 대략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세기 즈음,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있던 시리아 왕조는 유대교를 탄압하였고, 동지를 기념하여 축제를 벌이는 풍습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유대인들이 시리아왕조로부터 예루살렘을 탈환하였고, 이 지역 사람들이 벌이던 동지 축제를 유대교의 종교적인 의식으로 바꾼 것이다.

따라서, 하누카도 사실 동지에 열리는 축제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하누카의 기원에 관해서는 이 외에도 여러 설이 있기는 하다.)

크리스마스, 율

애시당초에 크리스마스라는 축제는 율로부터 기원하였으므로 둘은 연관관계가 상당히 깊은 편이다.

동지

따라서 이 모든 날짜들을 모아서 보았을 때, 가장 적절한 날은 바로 동지(yule) 이라고 볼 수 있다. 루치아 축일은 원래 동지였고, 하누카, 크리스마스도 동지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루치아 축일 → 크리스마스의 직접적인 관계는 루치아 축일 → 율 보다는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안나의 행적

그렇다면, 한가지 궁금한 점이 남는다. 만약 이 날이 동지라면, 엘사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피버에서 엘사가 안나의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도 알고있다. 그렇다면 이 날이 동지, 즉 엘사의 생일이라면 왜 안나는 언니의 생일을 챙기지 않은 것인가?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사건의 순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겨울왕국 시리즈의 스토리상 순서는 프1 → 올벤처 → 피버이다. 그리고, 피버에서 안나는 처음으로 생일파티라는걸 경험해보게 된다.

중요한건 겨울왕국 설정 상, 피버 전까지의 안나는 생일이라는게 뭔지 전혀 개념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확한 중간 묘사는 없지만 아마 엘사가 감금된 후 아렌델성에서는 파티, 축제 같은건 모두 금지 됬을 것이고, 따라서 안나의 생일에서도 축하파티나 그런건 전혀 없었을 것이다.

해당 내용과 관련해 피버 주니어 노블이나 동화책에 나와있는 대략적 묘사는 다음과 같다.

“생일이 뭐하는 날인데?” 안나가 물어보았다.
“생일이라는건… 그러니까… 모두가 좋아한다고 날이야…그…"
“…케이크를?"
안나가 크리스포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그래! 케이크!”

— Fever junior novelization

즉, 안나는 피버 전까지만해도 생일파티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올벤처 속 날짜가 동지, 즉 엘사의 생일인걸 알았다고 하더라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긜고 엘사도 안나에게 부담을 주지않기위해 별 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해당 내용은 피버 주니어 노블이나 동화책에 나와있으니 참고.

뭐, 피버 이후에 나온 동화책들을 보면 안나가 엘사의 생일을 준비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안나가 왜 생일파티를 준비하지 않았는가는 이런식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요약

모든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올벤처속 사건이 벌어진 날짜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동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