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에서 안나의 몸이 녹은 이유



얼어붙은 안나

겨울왕국 1편에서 안나는 엘사의 마법에 심장을 타격당한다. 그로 인해 작중 내내 몸이 얼어붙어 가며, 마지막 장면에서 한스에게 공격당하는 엘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순간 완전히 얼어붙게 된다. 하지만 그 직후, 모종의 이유로 온몸이 녹게 된다.

대체 어떤 이유로 안나의 몸이 녹게 된 것일까? 작중에 나오는 근거와 다양한 해석을 살펴보며 가장 유력해 보이는 답을 찾아보자.

방법론

겨울왕국 1편 이후로 나온 다양한 관련 작품들, 예를 들어 겨울왕국 2편이나 각종 소설, 동화책 등 스핀오프 작품에서 여러 가지 추가 설정들이 등장하지만, 이 글에서는 겨울왕국 1편이 나온 시점에서의 스토리를 해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가능하면 이러한 추가 설정들은 최소한으로 고려하며 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영화 속 묘사

우선, 작중 엘사의 마법(혹은 저주)에 관하여 묘사된 사실만을 나열해 보자.

패비와의 만남

  1. 진실한 사랑의 행위만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수 있다.

해당 내용은 얼어붙어 가는 안나가 패비를 찾아갔을 때 알게 되는 내용이다. 이 ‘진실한 사랑의 행위’가 무엇인지, 또 누가 그러한 행위를 해야 하는지, 또 왜 그것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겨울왕국 세계관에서 가장 깊은 수준의 지혜를 가지고 있고 오래 살아온 존재 중 하나인 트롤 패비의 말로 보아, 해당 내용 자체는 세계관 전체에 적용되는 규칙이라 볼 수 있다. 즉, 우리가 앞으로 검토해야 하는 가설은 위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한다.

아렌델에 걸린 엘사의 마법

  1. 엘사가 마법으로 녹이는 것은 안나와 아렌델, 두 가지

작중 묘사되는 바로는 얼어붙은 안나의 몸이 1차적으로 녹고, 이후 모종의 깨달음을 얻은 엘사가 눈으로 뒤덮인 아렌델을 다시 한번 녹인다.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세울 가설은 이 두 가지 요인이 시간차를 두고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패비의 경고를 보고 겁에 질린 엘사

  1.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엘사의 마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침

엘사의 마법을 보고 패비는 “두려움이 당신의 적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다른 감정이 어떤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엘사의 마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안나의 몸이 녹은 요인을 하나하나씩 따져 보도록 하자.

1. 안나에게 걸린 마법은 어떤 마법인가?

안나가 얼어붙게 된 요인은 엘사가 날린 마법에 심장을 강타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왕국 1편을 생각해 보면 엘사의 마법은 다른 판타지 영화에서 묘사되는 얼음 마법처럼 누군가를 죽이거나 상처를 가하기 위한 마법은 아니다. 따라서 “과연 엘사의 마법이 안나를 얼게 했는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의문점들이 생길 수 있다.

  • 얼음 마법에 단순히 심장을 강타당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결국 안나를 점차 얼어붙게 하여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까?
  • 엘사의 마법 능력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심장에 타격한 마법이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힘을 발휘할까?

즉, 우리는 안나를 얼게 한 요인이 엘사의 마법인지, 혹은 그것에서 파생된 일종의 저주인지를 우선 정해야 한다.

1.1 저주

해당 작용이 저주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엘사의 마법에 모종의 저주가 있어서, 그것으로 인해 심장 같은 곳을 타격받은 존재는 몸이 얼어붙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주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아렌델 왕가와 패비의 만남

작중 안나가 어렸을 적 머리를 타격당하여 패비를 찾아갔을 때, 패비는 엘사의 마법이 “저주를 받은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것인지?“를 물어본다. 즉, 이 세계관에는 마법과 관련된 저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유추해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그것을 풀어야만 안나의 심장에 걸린 저주가 해제된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 저주는 어떤 존재가 내린 것이며, 왜 그러한 저주를 내렸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설정은 영화 내용상 파악하기 힘든 질문이 된다.

또한 아그나르는 분명하게 엘사의 힘은 타고난 것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패비의 질문에 답한 형태이긴 하지만, 엘사의 마법에 어떠한 저주와 같은 작용이 결코 없을 것이라는 선언으로 여길 수 있다.

1.2 엘사의 마법

두 번째로, 안나가 점차 얼어붙게 된 요인이 순수하게 엘사의 마법과 관련된 사항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는 엘사가 안나의 심장을 향해 얼음 마법을 날렸고, 이 마법의 영향이 점점 커져 최종적으로는 안나의 몸 전체가 얼어붙게 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여기서 해결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도대체 엘사가 날린 마법의 영향이 어떻게 점점 더 강해져서 결국 안나의 몸 전체를 얼게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엘사의 마법의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작중 엘사의 마법은 엘사의 심리 상태와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날카로워지는 엘사의 얼음

예를 들어 안나를 성 밖으로 쫓아낸 후 자신의 마법에 대해 고민하던 엘사는 점점 불안에 떨며 심리적으로 패닉 상태가 된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엘사가 이미 만들어 놓은 얼음성의 장식물에서 가시가 돋는다거나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한다. 즉, 엘사가 마법으로 생성해 낸 얼음/눈은 엘사가 그것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두려움/공포 상태에 빠졌을 때, 엘사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점점 더 부정적인 쪽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작중 엘사가 안나를 쫓아낸 후 아렌델에 닥친 눈보라, 그리고 한스로부터 안나가 죽었다는 말을 듣게 되며 엘사의 심리 상태는 점점 더 극한으로 몰리게 된다. 따라서 안나의 몸에 박힌 얼음이 점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고, 그에 따라 안나의 몸에 박혀 있던 얼음 역시 점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최종적으로 안나의 몸 전체가 얼어붙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할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안나의 몸에 박힌 엘사의 얼음 마법이 엘사의 심리 상태에 따라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그것이 최종적으로 안나의 몸을 얼어붙게 했다는 관점을 가져갈 것이다.

2. 엘사의 마법은 엘사의 심리 상태에 어떤 영향을 받는가?

엘사의 마법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단순히 마법을 사용해 눈/얼음을 만드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결과물이 엘사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패비가 언급하였듯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날카로워지는 엘사의 얼음

이전 문단에서 언급했지만, 엘사의 마법은 엘사가 가진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두려울 때는 얼음이 좀 더 날카로워지고 어두워지며, 그렇지 않을 때는 아름다운 얼음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즉, 엘사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 상황이 마법의 결과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렌델 눈보라

이러한 엘사의 심리 상황에 따른 마법의 변화는 아렌델에 눈보라가 들이닥친 장면에서 잘 관찰할 수 있다.

우선 엘사가 패닉에 빠짐에 따라 아렌델에 크게 눈보라가 들이쳤고, 그 이후 안나의 죽음을 목격한 엘사가 순간적으로 멍한 상태가 되자 그 눈보라가 그치며 정적이 되었다. 그리고 엘사가 무언가를 깨달은 후 그러한 눈보라를 다 날려 버린 엔딩 장면에 이른다.
이것으로 보았을 때 엘사의 마법은 어느 정도 심리 상태에 강한 영향을 받고, 이를 조절할 수 있다면 엘사의 마법(혹은 저주) 역시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엘사가 안나에게 가졌던 13년간의 자신의 마법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최종적으로 안나를 얼어붙게 만드는 데 큰 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3. 누가 안나의 몸을 녹였는가?

다음으로 따져 보아야 할 사항은 ‘누가 안나에게 걸린 마법을 풀었는가?‘이다.

엘사가 안나의 심장에 마법을 날리는 장면은 영화에 직접적으로 묘사된다. 따라서 안나가 얼어붙는 마법을 건 주체는 엘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전 문단에서 언급한 내용을 기반으로, 이 마법이 발전하여 안나가 얼어붙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마법을 해제주체는 누구인지가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후보는 다음 세 가지 정도일 것이다.

  1. 안나
  2. 제3의 인물
  3. 엘사

각 후보군에 대하여 따져 보도록 하자.

3.1 안나

우선 안나의 경우는 마법을 해제한 주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속에서 엘사의 마법은 두 번에 걸쳐 해제된다. 첫 번째는 안나의 몸을 녹이는 형태로, 두 번째는 아렌델 전역에 걸린 눈과 얼음을 녹이는 형태로.

하지만 두 번째 경우인 아렌델 전역에 걸린 마법을 해제하는 장면에서는 안나의 역할보다는, 무언가를 깨달은 엘사가 자발적으로 마법을 해제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즉, 이 경우 마법을 해제하는 주체는 엘사라고 볼 수 있다. 엘사의 마법이 두 번에 걸쳐서 해제되고, 만약 그 마법의 원리가 동일하다고 가정해 보면, 두 번째의 주체가 엘사라는 점은 첫 번째 역시 안나일 가능성을 낮춘다.

3.2 제3의 인물

두 번째로, 제3의 인물에 의한 가능성을 살펴보자. 분명히 엘사의 마법은 이 세계에 흔한 현상이 아니고, 따라서 누군가 혹은 어떤 존재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존재가 안나의 ‘진정한 사랑의 행위’에 대한 보답으로 안나에게 걸린 마법을 녹여 주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작중 그러한 인물, 혹은 신적 존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만약 그러한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안나가 얼어붙은 이후에야 몸이 녹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만약 그 존재가 ‘진정한 사랑의 행위’를 바라고 그것에 답하는 존재라면, 그것은 목숨을 버리는 행위만을 요구하는 것인가? 왜 안나가 떠나간 엘사를 찾아가기 위해 얼어붙어 가는 몸을 이끌고 가던 그 여정 속 고통은 외면하고, 꼭 얼어붙은 이후에야 그것을 ‘진정한 사랑의 행위’로 인정하는가?

물론 어떤 제3의 인물, 혹은 신적인 존재가 존재하여 마법을 해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근거의 빈약함과 위에서 언급한 점들로 인하여 해당 주장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3.3 엘사

그렇다면 이제 마법의 주체가 엘사라는 가정은 어떠할까? 다른 주장들에 비해서는 가장 그럴듯한 가설이라고 본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엘사는 모종의 깨달음을 얻고 아렌델에 걸린 마법을 녹였고, 이 마법을 해제하는 주체는 명백히 엘사이다. 즉, 엘사는 마법을 녹이는 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다는 뜻이고, 만약 안나의 몸에 걸린 마법을 녹일 수 있는 주체가 있다면 그것은 엘사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엘사의 눈송이

또한 영화에서 엘사의 얼음 마법은 특유의 문양을 가지고 있다. 1편과 2편에서 약간 다르게 표현되기는 하지만, 1편의 경우 엘사가 얼음 마법을 쓸 때는 특유의 얼음 문양이 주로 나타난다. 다른 눈송이 모양들도 여러 개 나타나기는 하지만, 위의 문양이 가장 대표적인 문양이라고 할 수 있다.

얼어붙은 안나에게 새겨진 문양

그런데 안나가 얼었을 때를 보면, 안나의 얼음에 엘사 특유의 눈송이 모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안나가 처음 어는 장면부터 찬찬히 살펴보면 엘사의 눈송이들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분명하게 안나의 온몸을 얼어붙게 만든 요인은 엘사의 마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것들을 종합해 본다면, 안나의 몸에 걸린 마법을 해제한 주체는 엘사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4. 엘사가 어떻게 마법을 해제하는 방법을 알아냈는가?

4.1 안나

앞서 문단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1. 안나의 심장에 박힌 엘사의 마법이 엘사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여 종국에는 안나의 몸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2. 엘사는 일련의 사건을 바탕으로 그것을 해제하는 방법을 알아내었다.
  3. 이로 인하여 안나와 아렌델의 얼음을 녹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알아내야 할 사항은 “대체 어떻게 엘사가 그 방법을 알아냈는가?“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엘사의 마법을 폭주하게 만들었고, 그 요인을 제거하면 마법을 정상화할 수 있다"라는 관점이다. 작중 묘사된 바로는 어릴 적 안나를 다치게 했고, 이로 인하여 생긴 마법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점점 더 커지며 엘사의 통제를 벗어나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 두려움을 제어하고 극복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엘사의 마법이 통제 가능해질 것이다.

이 대목에서 앞서 언급한 엘사의 감정과 마법의 부작용에 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안나의 몸이 완전히 얼어붙은 이후의 장면을 생각해 보자. 이때 엘사는 작중 처음으로 안나에게 다가가 몸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대목인데, 왜냐하면 어릴 적 안나를 다치게 한 이후로 엘사는 트라우마, 혹은 두려움에 휩싸여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접촉조차 꺼려한다.

어릴 적 엘사를 살펴보자. 자신의 마법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해 나가자 엘사는 부모님과의 접촉조차 피하게 된다. 특히 자신의 마법이 부모님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사랑하는 부모님조차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스스로 막아선다.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스스로 다가가며 벽을 쌓았던 엘사가, 안나의 몸이 얼어붙은 장면에서는 스스로 다가가 안나를 온몸으로 껴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13년 만에 처음으로. 최소한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 자신을 옭아매었던 마법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하게 사라지고, 그저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했지만 다가갈 수 없어 괴로웠던 동생에 대한 사랑, 슬픔, 연민, 고마움의 감정만이 엘사에게 남아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앞서 안나가 완전하게 얼어붙은 요인이 엘사의 마법, 그리고 그 부작용이 ‘두려움’으로 인하여 증폭된 결과라고 가정하였다. 따라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사라지고, 그것이 더 긍정적인 감정들로 바뀐다면 이 마법의 효과 또한 사라질 것이다. 즉,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완벽하게 사라진 이 순간 마법의 영향력 또한 사라지며, 안나의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4.2 아렌델

위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이때 엘사의 깨달음이 안나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전 논의에서 마법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사라진 순간 안나에게 걸린 마법이 녹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순간, 이것은 안나에게 걸린 마법으로만 한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직 아렌델에 걸려 있던 눈보라와 얼음은 녹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연한 결과인데, 왜냐하면 안나의 희생이 엘사에게 일깨워 준 것은 마법에 대한 두려움 중에서도 ‘안나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내려놓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엘사는 또 하나의 마법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아렌델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엘사가 아렌델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며 떠났던 그 두려움으로 인하여 생긴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깨달음이 없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엘사는 안나와의 사건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그것 또한 자신의 두려움으로 인해 생긴 것이며 자신이 사랑하는 아렌델에 대한 감정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후 실제로 그것을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아렌델에 걸린 얼음을 녹이게 된다.

5. 안나의 역할

안나가 녹고 난 이후 엘사는 “나를 구하기 위해 네 몸을 희생한 거야?“라고 묻는다. 자신은 그저 두려움에 휩싸여 안나를 항상 피하기만 했지만, 안나는 그런 자신을 위하여 13년 동안 끊임없이 거절당하면서도 꺾이지 않고, 한스의 칼에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조차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겨내고 몸을 던졌다. 그리고 안나는 그 이유를 “언니를 사랑하니까"라고 답한다.

이 행동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그것을 피하고 감추려고만 했던 엘사와는 정반대되는 행동이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것을 이겨내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엘사에게 일깨워 준다. 엘사가 너무나 사랑하는 안나가 아니었다면, 결코 엘사에게 그러한 큰 감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던 인물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작품 전체적으로 보아도 안나의 역할은 꽤나 특이한데, 어찌 되었건 스토리의 주인공은 안나이다. 등장 분량으로 보아도 그렇고, 몸이 얼어붙어 가는 고난을 겪으며 그것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아도 전형적인 주인공의 역할이다. 하지만 이 행동은 특이하게도 자신에게 걸린 마법/저주를 해제하는 역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언니에게 깨달음을 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 즉, 안나는 전체적인 마법과 관련된 스토리를 풀어 가는 주인공인 동시에, 엘사에게 박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 조력가이자 선지자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안나가 있었기에 엘사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품 속 안나의 역할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더 많은데, 그것은 다른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요약

겨울왕국에서 안나의 몸이 녹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엘사의 마법은 엘사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2. 안나의 심장에 박힌 엘사의 마법이 엘사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여 종국에는 안나의 몸 전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3. 안나가 몸을 던져 엘사를 구해 낸 행동은 엘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4. 이 순간 두려움에 의해 증폭되던 마법의 효과가 가라앉으며, 안나에게 걸려 있던 얼어붙음의 작용이 사라지게 된다. 이 순간 안나를 옥죄던 마법의 기운이 풀리며, 얼어붙음이 멈춘다.
  5. 위 두 가지 요인이 합쳐져 안나의 몸이 녹게 된다.